단청(丹靑)은 한국의 전통 목조건축물에 청색·적색·황색·백색·흑색 등 다섯 가지 색을 기본으로 사용하여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와 그림을 그려서 장식한 것으로 단벽(丹碧)이라고도 부른다. 원래의 주목적은 한국의 전통 목조건축물이 색을 칠하므로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고, 기능적으로는 비와 바람에 나무가 상하지 않도록 하고, 나무에 벌레가 먹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건축재인 소나무의 균열을 감추고 나무의 틈과 같은 건축의 결함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였다. 대체적으로 30~40년 정도마다 다시 그리고는 하였다. 단청의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은 오행설을 근거해 일정한 규칙을 띄고 있다. 따라서 궁궐, 사찰, 서원 같은 관공서 건물이나, 권위를 살려야 하는 건축에 많이 사용되었다. 일반 가정집은 법적으로 단청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보통 궁궐에는 모로단청, 서원에는 긋기단청, 사찰에는 금단청을 사용한다.
한나라 시기의 문서에서 '단청'이라는 단어가 나오며 한나라 때의 집 모양 토기에 채색된 모습이 발견되어 동아시아의 단청은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한국에 단청이 건축물에 사용되었는지는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삼국시대 때 불교가 수용되면서 단청이 그려지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증거로 삼국시대의 여러 벽화고분을 통해 단청을 찾아볼 수 있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그 당시의 건축양식과 단청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는 채색무늬가 남아 있고, 백제, 신라의 유물에서 단청의 흔적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단청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단청은 더욱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발전했다. 조선시대의 단청의 일반적인 특징은 장식구성이 복잡해지고 색이 매우 화려해졌다는 점이다. 단청의 무늬의 종류도 여러 가지로 한 건물에도 서로 다르게 사용했다. 건물의 부위나 장식구성에 따라 머리초, 별지화로 나눌 수 있고, 종류로는 가칠단청, 긋기단청, 모로단청, 얼금단청, 금단청, 갖은금단청으로 나뉘고, 더 세분화해서 모로긋기단청, 금모로단청 등으로 구분된다.
《머리초》
모로단청·금단청에서 평방(平枋), 창방(昌枋), 도리, 대들보, 서까래, 부연 등 목재의 양 끝에 그리는 무늬이며, 긋기단청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머리초 무늬는 시대와 건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연화머리초와 장구머리초로 구분되는데 그 외에도 병머리초, 녹화머리초, 주화머리초가 있다. 머리초의 무늬는 연화, 녹화 등을 주로 사용하지만, 때때로 국화나 모란 등 여러 꽃무늬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통일신라시대 이후로 다양하게 발전되어 보상화무늬로 볼 수 있다.
- 연화머리초
이름 그대로 머리초 부분에 연화를 그린 것으로 단청에서 가장 많이 그려지는 꽃은 연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물의 종류나, 격식의 고하 없이 어디에나 사용된다.
- 장구머리초
긴 목재 부분에 똑같은 머리초 두 개를 대칭되게 연결시켜 그려 장구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장구머리초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리는 데 시간도 가장 많이 걸리는 머리초지만, 어렵고 복잡한 만큼 매우 화려하다.
- 병머리초
전체적인 모양이 호리병 모양으로 생겨 목이 길게 표현된 머리초로 병머리초를 그릴 수 있다면 다른 머리초는 어느 정도 그릴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기본이 되는 머리초이다. 변형도 쉬운데 꽃인 연화를 그려 넣기도 하는데 연화머리초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금실 모양에 따라 호리병 모양을 띠면 연화병머리초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변형과 응용이 쉬워 다양한 형태를 표현하기 좋다.
- 녹화 머리초
녹화 문양을 그린 머리초로, 녹화는 마주 보는 두 곱팽이를 연결한 녹색만을 사용하여 꽃무늬를 그린 머리초라고 할 수 있다. 곱팽이는 다른 말로 '골뱅이'라고도 부르며, 곡선에 오금을 넣으면 오금곱팽이, 황실을 돌리면 황실곱팽이라고 한다.
- 주화머리초
꽃잎 4개의 꽃인 주화를 기본으로 감꼭지 문양을 그려 넣은 머리초로 비율과 균형이 중요하지만, 비교적 구성이 간단해 가장 쉬운 머리초라고 할 수 있다. 주화는 4개의 꽃잎이 정상이지만, 드물게 6-8개의 꽃을 그려 넣기도 하고, 반만 그려 넣는 반주화머리초도 사용된다.
《별지화》
별지화(別紙畵는 다른 말로 별화(別畵)라고 불리며, 단청 무늬라기보다는 화조, 산수, 인물, 동물 등을 그린 단독 문양을 말한다. 건축물의 쓰임과 성격에 따라 달라지지만 주로 사찰 건축물에 사용되며, 아무래도 여백이 큰 공간에 그려진다. 그저 장식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설화적, 교화적인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다. 그 대상으로 사군자나, 길하다 할 수 있는 동물인 용, 거북, 봉황, 코끼리 등과 불교 경전에 나오는 내용을 그리는 등 단순히 공간을 채운다는 의미와는 다른 느낌의 장식화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궁이나, 공기관 같은 건축물에는 별지화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단청의 종류
- 가칠단청
건물의 목재보호, 보존을 주목적으로 한 가장 낮은 등급의 단청으로 바탕색만 칠하고 선이나 무늬를 그리지 않고 한 가지 혹은 3-4가지 색을 사용하여 그 자체가 마무리칠이 되거나, 긋기단청과, 모로단청, 금단청의 바탕칠로 사용되는 단청이다. 주로 유교 건축물이나, 종묘, 일반주택 등에 사용된다.
- 긋기단청
'긋기'는 '획(畵)'을 의미하는데, 먼저 목재에 가칠단청 위에 먹선, 붓선을 그어 단청하는 것을 말한다. 먹선은 문양의 윤곽 테두리를 먹선으로 긋는 것을 '먹기화'라고 부르며, 문양의 시작과 끝부분에 긋는 굵은 먹선을 '먹댕기'라고 한다. 주로 유교 건축물에 많이 사용하는데 긋기단청으로 장식하여 기품을 나타내고, 검소, 검양, 건실한 의장적 특징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청이기도 하다.
- 모로단청
모로단청은 '머리단청'이라고도 불리는데 목재 끝부분에만 머리초 문양을 장식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요 목재의 끝머리에만 다소 간략하게 문양을 넣고 중간 부분에는 긋기로 처리하여 전체적으로 복잡하거나 화려하지 않아 단아한 느낌을 준다. 흔히 누각이나, 향교, 사당 등에 사용되었다.
- 얼금단청
금단청의 절충형으로 '금모로단청'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정확히 하자면 금모로단청이 얼금단청보다 살짝 상위등급으로 볼 수 있다. 목재의 끝머리에만 단조로운 문양을 넣는 모로단청보다는 다소 복잡한 문양을 사용하지만, 너무 화려하지 않지만 단아한 느낌을 준다. 또한 긋기만을 하여 그냥 두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왕실 건축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문양을 표현했다. 색조 대비를 활용하여 화려함이 돋보이고, 의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궁전건축이나 공공기관·사찰 건축물 등의 주된 건물에 많이 사용하며 일반 건축물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 금단청
복잡하고 화려하게 그리는 것이 특징으로 금으로 칠해서 금(金)단청이 아니라 비단을 두른 듯 수놓았다 하여 금(錦)단청이라 부른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여백이 없고, 화려하게 하기 위해 실제 금분(金粉)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모로단청의 중간 긋기 부분에 금문, 별화 등을 추가로 장식하여 금단청이라 불리기 되었다. 여기서 금문은, 원이나, 각형을 기하학적으로 다채롭게 채색한 비단문으로 끊이지 않고 연결되어 영원한 연(緣), 세월이 지나도 빛나는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 갖은금단청
말 그대로 갖가지 문양을 그려 넣고, 채색하여 빈틈없이 그려 넣어 가장 화려하게 꾸민 단청이다. 금단청보다 문양을 더욱 세밀하고 밀도 있게 그리고, 각종의 별화를 화려하게 표현한다. 갖은금단청은 사찰의 대불전에만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극도로 화려하고 장엄하게 표현된 단청으로 불교 건축물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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