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근처에서는 기와와 같은 지붕의 주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산간 지역에는 지붕으로 쓸 기와가 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지붕의 재료로 사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너와집은 산간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옥으로, 지붕은 너와, 청석 따위의 특이한 재료로 지붕을 만들었으며, 함경도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겹집 양식이다. 너와는 기와와 같이 지붕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재료로서, 널빤지를 사용하는 나무너와와 청석판을 사용하는 청석너와 이 두 가지를 흔히 볼 수 있다. 보통은 나무로 만든 것을 너와로 부르며, 강원도 지방에서는 ‘느에’ 또는 ‘능에’라고도 불린다. 이때 너와로 쓸 나무는 도끼로 잘라야 나무의 결이 살아 물이 잘 흘러내리고 오래간다고 한다. 톱으로 자르게 되면 나무의 결이 망가져서 그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나무가 금방 썩어 지붕으로 오래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관솔불을 많이 켜는 산간 지방의 특성상 너와 지붕의 미세한 틈으로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지은 것도 포인트이다. 너와를 지붕에 덮을 때는 용마루 쪽에서부터 끝을 조금씩 물려나가며 판판한 나무를 30cm쯤의 너비로 가로 놓고 이를 지지대 삼아 잔 나무를 촘촘하게 붙여 천장으로 만들어 사용하나, 나머지 부분인 봉당, 부엌이나 마루 등에는 이것이 없이 삿갓 형태의 천장으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엌에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굴뚝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연기가 너와 사이로 나와서 불이 난듯한 모습이다. 밖에서 보면 집 전체가 자욱한 연기로 휩싸여서 나름대로 독특한 경관을 이루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굴뚝이나 까치구멍으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연기는 지붕의 너와 틈 사이로 빠져나와 환기와 배연이 잘 되고, 단열효과도 크다. 그래서 여름에는 자연히 집안이 시원하고 겨울에는 눈이 내려 지붕에 눈이 덮이면 내부 온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므로 너와는 일교차가 심한 산지기후에 알맞다.
너와의 크기는 나무라는 특성상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 가로 20∼30㎝, 세로 40∼60㎝, 두께 4∼5㎝ 정도이다. 너와의 수량을 헤아릴 때 70장을 한 동이라고 하는데, 보통 한 칸 넓이의 지붕에는 한 동 반 내지 두 동이 사용되었다. 지붕을 이을 때는 처마 부분에서 위 방향으로 서로 포개가며 이어 올리는 게 안정적이다. 너와지붕 자체 수명은 10~20년 정도 간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무로 만들어 너와가 물에 젖으면 썩기 때문에 반영구적인 기와와 달리 너와 하나하나의 수명은 짧으면 2~3년 내지는 5년으로 썩은 너와를 들어내고 새것으로 바꾸어주는 부분 교체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너와가 기와보다 수명이 짧아서, 주기적으로 갈아 주어야 했다. 하지만 반년에서 1년에 한 번씩은 지붕을 갈아줘야 하는 초가집에 비교하면 너와집의 교체 주기가 더 긴 편이다. 또한 너와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10∼15㎝ 정도의 무거운 돌을 얹어놓거나 통나무를 처마와 평행으로 지붕면에 눌러놓기도 하는데 이런 통나무를 ‘너시래’라 부른다.
청석너와는 박판(薄板)으로 쪼개지는 납작한 점판암(粘板岩)으로 지붕을 얹은 형태이다. 석탄이 많이 나는 강원도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기도 북부, 북한의 개성 일대, 충청북도 일부 지역에서 주로 생겨났으며, 현재 청석너와집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납작한 점판암을 알맞은 크기로 잘라 기와를 대신하여 지붕에 얹는데, 진흙을 짓이겨 얇게 편 다음 위아래로 암키와를 걸치고 좌우의 이음매에 수키와를 덮어 미끄러짐을 막는 기와집과는 다르게 청석은 잘 미끄러지는 성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석너와를 얹을 때는 물매(지붕이나 비탈길 등의 기울어진 정도)를 아주 완만하여 얹었다. 청석을 얹는 방식은 기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래쪽에 청석을 얹고, 그 위에 아주 비스듬하게 다른 청석을 포개 얹는 식으로 계속 쌓아 올라간다. 청석너와는 '천 년 능에'로 부를 만큼 한번 얹으면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이다. 청석너와의 주재료인 점판암이 많이 나는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으나, 다른 지역에서는 재료 구입과 운반 등의 어려움으로 일부 계층에서만 청석너와로 지붕을 올렸다. 지금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榛接邑)·조안면(鳥安面)과 강원도 일부 지역 등에서만 볼 수 있다.
현재는 국가에서 산림벌채를 통제하는 데다 다양한 지붕 재료의 등장으로 문화재로 지정된 전국에서 단 몇 채를 제외하면 완전한 전통 방식의 너와집은 볼 수 없으며, 일부 수목원이나 공원에 설치된 건물, 몇몇 한식 식당에서 종종 비슷하게 지붕을 얹은 건물을 볼 수 있다. 물론 여기는 외형은 전통 너와집과 비슷하지만 재래식으로 너와를 올리고 돌이나 고정용 통나무를 올린 게 아니라 못질 고정+방부목 너와 통나무를 올려도 내구성 문제로 실제로는 현대적 기법을 섞은 데가 많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신리에 있는 너와집은 1975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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